윤동주 탄생 100주년을 맞아 윤동주를 그림책으로 만들고자 했을 때, 가장 고민한 것은 어떤 이야기를 담을 것인가 하는 거였습니다. 7세 이하 유아들에게 윤동주를 어떤 식으로 알려야 하는지에 대해 작가와 함께 깊은 고민을 했습니다. 글을 더듬더듬 읽기 시작한 일 살 딸에게 윤동주에 관한 이야기를 해 준다는 마음으로 생각해 보았습니다. 딸에게 윤동주의 생애를 소개하자니 저부터 어렵고 딱딱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러면 윤동주의 동시 한 편을 소개해 줄까 생각하니, 한 편으로는 부족하게 여겨졌습니다. 고민 끝에 윤동주의 동시 몇 편을 추렸습니다. 그리고 그 동시들을 소개할 수 있는 짤막한 이야기 구조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이야기는 윤동주가 어린 시절 어떤 생활을 했을지를 상상하며 썼습니다. 그가 만든 동시들을 보며, 이 동시들을 만들 수 있었던 자양분, 즉 윤동주의 어린 시절이 어떠했을지를 상상했습니다. 참 소박하면서도 아름다웠을 것 같았습니다. 그 느낌을 그대로 이야기의 배경으로 넣었습니다. 글의 구성은 윤동주가 좋아한 프랑스 시인 프랑시스 잠의 ‘애가’라는 시를 보고, 힌트를 얻었습니다. 작가가 보내온 작품에 대한 설명과 원고를 보고 좋았습니다. 흔한 소개 글이나 설명글이 아니어서 좋았고, 그림책이라는 특성과 그림책을 보는 독자층을 잘 고려한 기획이라고 여겨졌습니다. 아이를 위해 장난을 치는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의 장난이 익숙한 듯 맞장구치는 아이의 모습이 귀엽고 사랑스럽게 느껴졌습니다. 어둑한 숲에 들어서면서 아이가 긴장을 하자, 아버지는 큰 손을 내밀어 아이를 든든하게 해 줍니다. 아이는 아버지의 곁에서 점차 용기를 갖고 이내 앞서 달려 나가게 됩니다. 이야기의 구조가 단순하면서도 그 안에 가족의 사랑과 믿음, 그리고 아이의 성장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림책은 잘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윤동주의 동시 몇 편만을 소개하고 끝내기에는 아쉽고 부족하다는 의견이 생겼습니다. 긴 회의 끝에 윤동주 동시집을 부록으로 만들자고 결론이 났습니다. 독자층을 고려하여 신중하게 기획한 그림책에 부록이 낀다는 게 편집자로서 마뜩잖았습니다. 윤동주의 다른 동시들을 유아들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인가부터 시작하여 여러 논쟁을 벌였습니다. 그러다가 그럼 직접 유아가 이해하고 즐길 수 있을지를 확인해 보자 하였습니다. 작가가 딸에게 직접 윤동주의 시를 읽어 주고, 느낌을 그림으로 그리게 했습니다.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작가의 딸은 윤동주의 동시를 이해할 뿐 아니라 응용하여 자신의 이야기를 그림으로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결과에 따라 부록은 속도를 내게 되었고, 마침내 <달 조각> 그림책과 윤동주 동시집이 완성되었습니다. 윤동주라는 걸출한 시인이 남긴 동시들을 통해, 아이들이 자신의 환경과 생활, 그리고 가족의 사랑을 좀 더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키워드 윤동주, 동주, 동시, 동시집, 나무, 달 조각, 병아리, 무얼 먹고 사나, 까치, 엉덩이, 바람, 별나라, 별사탕, 아빠, 숲, 반딧불
★ 누리 과정 연계 자연탐구 - 과학적 탐구하기 의사소통 - 듣기 / 말하기 / 읽기 ★ 초등 교과 연계 초등학교 국어 2-1 ㉮ _ 1. 시를 즐겨요 초등학교 국어 2-1 ㉯ _ 8. 마음을 짐작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