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랑 싸웠어요. 화가 나고, 친구가 밉고, 억울하고, 속상해요.
그런데 자꾸 친구 생각이 나고 점점 미안하기도 해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이 책은 “보미랑 하나가 싸웠어요.”라는 문장으로 시작해 “하나랑 보미가 다시 사이좋게 놀아요.”라는 문장으로 끝을 맺습니다. 싸움이 아니라, 다투고 난 뒤 화해의 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요.
아이들은 아주 어릴 적에는 금방 싸우고도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금세 하하 호호 하지만, 자라면서 감정이 좀 더 복잡해지고 미묘해집니다. 이 책은 그런 아이들의 감정을 잘 나타내고 있습니다.
친구와 다투고 나면 여러 가지 감정이 듭니다. 화도 나고, 친구가 밉고, 속상하고, 그러다 점점 자책감도 들고 친구에게 미안한 마음도 들지요. 마음이 아주 바쁘고 무겁습니다. 이런 감정이 드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며, 이에 당황해하고 있는 것은 나뿐만이 아닙니다. 싸운 친구도 마찬가지이지요. 그러니 화해를 청하는 데 주저하지 않아도 됩니다. 내가 화해할 준비가 되었다면 친구도 똑같은 마음일 테니까요.
씩씩하고 용감하게 화해를 향해 달리기
우리는 나이가 들수록 사과와 화해를 어려워합니다. 지는 것을 참지 못하고, 항상 다른 사람보다 나를 먼저 생각하기 바쁘지요. 그래서 쉽게 아집에 빠지고 화해를 미룹니다.
반면 아이들은 싸우고 난 뒤 자존심을 세우고 전전긍긍하는 대신, 친구에게 다가가 순수하고 솔직하게 행동합니다. 친구 주변을 뱅뱅 맴돌다 먼저 투박하게 사과의 말을 건네기도 하고, 친구가 좋아하는 장난감을 가져와 함께 놀자며 화해를 청하기도 하지요. 이런 아이들을 보면 사과와 화해는 어려운 일이라기보다, 상대방을 소중히 하는 진심과 순수한 용기가 필요한 일일 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화해를 먼저 청한다고 지는 것이 아니고, 자신이 낮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 아이들이 우정을 소중히 하고, 씩씩하고 용감하게 화해를 향해 달려갈 줄도 아는 어른으로 자라나기를 바랍니다.
따스한 봄 풍경을 담은 아기자기하고 아름다운 그림
이 책에는 따스한 봄기운이 가득합니다. 하얀 토끼풀꽃이 핀 초록 풀밭, 하얗게 흩날리는 민들레 씨앗, 살구꽃이 잔뜩 핀 연분홍빛 살구나무 등 아름다운 봄 풍경을 한껏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보미와 하나의 마음 상태에 따라 변화하는 배경 그림을 통해 작가의 섬세하고 풍부한 감수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보미와 하나가 싸운 첫 장면은 마치 시간이 멈춘 것처럼 느껴지고, 살구나무도 힘이 없어 보입니다. 보미가 화를 내는 장면에서는 살구나무가 더 앙상해 보이고 친구 사이를 가르는 벽 같아 보이지요. 그런데 하나와 보미가 화해하는 마지막 장면에서는 살구꽃이 만개하여 꽃잎이 눈처럼 아름답게 날리며, 극적인 분위기가 한층 고조됩니다. 같은 장소이지만 장면마다 각기 다른 느낌을 주지요. 그림을 찬찬히 살펴보며 책을 다시 읽으면, 그림이 전하는 또 다른 이야기와 풍성한 감성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