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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세 이상] 덩덕쿵 호랑이
독자리뷰(1)
피리부는 카멜레온 195
상상력이 커져요
6세 이상
윤희정 / 김언희
2015년 9월 11일
양장 / 260*260 / 36쪽
978-89-6749-417-9
9,500
사냥보다 장구를 더 좋아하는 ‘흥 많은 호랑이’ 이야기

사냥을 못할 정도로 흥이 넘치는 호랑이가 있었어요. 사냥을 하려고 해도 ‘바스락바스락’ 낙엽 밟는 소리가 좋아 으쓱으쓱 춤을 추고, ‘참방참방’ 물소리가 좋아 어흥어흥 노래 부르다 보면, 어느새 먹잇감들은 다 도망치고 없었지요. 호랑이는 너무 배가 고파, 마음을 다잡고 제대로 사냥을 하기로 결심했어요. 마침 산 아래에서 올라오는 한 사내를 보고 바위 뒤에 몸을 숨기고 기다렸지요. 가만히 때를 기다리는데, 사내가 다가올수록 흥겨운 소리가 들려왔어요. “덩기덕 쿵 더러러러 쿵 기덕 쿵 더러러러!” 생전 처음 듣는, 기막히게 신나는 소리였지요. 그건 바로 장구 소리였어요! 호랑이는 흥이 나서 견딜 수가 없었어요. 호랑이는 저도 모르게 장단에 맞춰 춤을 추며 사내에게 다가갔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장구 소리가 딱 멈췄지요. 눈앞에 나타난 호랑이를 보고 사내가 얼어 버린 거예요. 과연 호랑이와 사내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장구 소리가 얼마나 흥겹고 신이 나기에, 호랑이는 배고픔도 잊고 춤을 추었을까요?



흥이 넘치는 호랑이가 있었어. 글쎄, 흥이 너무 많아 사냥을 못할 정도였지.
낙엽 밟는 소리, 물소리에도 장단을 맞추며 춤을 췄지.



배가 고파진 호랑이는 정신을 바짝 차리고 사냥을 하기로 결심했어. 
그때 마침 산 아래에서 한 사내가 올라왔지.  



그런데 사내가 다가올수록 흥겨운 소리가 들렸어. 
생전 처음 들어 보는 아주 신나는 소리였어. 
호랑이는 흥을 참지 못하고 몸을 들썩이기 시작했지!
글 | 윤희정
부산에서 태어나 대학을 졸업하고, 소설과 영화 시나리오를 공부했습니다. 현재 동화 작가들의 모임인 ‘우리누리’에서 정말 재미있는 어린이책을 집필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주요 작품으로 <수상한 아저씨의 뚝딱 목공소>, <고양이를 부탁해>, <와들와들 오싹한 생일초대장>, <할머니가 아프던 날> 등이 있습니다. 

그림 | 김언희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는 일이 좋아서 화가의 꿈을 키웠습니다. 대학에서 회화를 전공했고, 한국 일러스트레이션 학교에서 공부하면서 그림으로 이야기하는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습니다. 주요 작품으로 <사각사각정사각 도형 나라로!>, <똥 싸는 도서관>, <도와줘요 보글냠냠 요리사>, <거짓말 세 마디>, <비굴이 아니라 굴비옵니다>, <주문을 외자, 아르케옵테릭스!> 등이 있습니다. 
장구를 치는 ‘흥 많은 호랑이’ 이야기!

“으허허, 내 장구야, 내 장구! 
허리가 잘록, 예쁜 내 장구! 
얼쑤 좋다, 내 장구야!”

호랑이는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동물 중 하나로, 호랑이 이야기는 늘 아이들의 호기심을 끌고 흥미를 불러일으킵니다. 호랑이는 이야기 속에서 다양한 캐릭터로 등장합니다. 은혜 갚은 호랑이, 어리석은 호랑이, 의리 있는 호랑이, 우스운 호랑이 등 무서운 외양과는 상반되는 모습으로 표현되어 때론 웃음을, 때론 감동을 주기도 합니다. <덩덕쿵 호랑이>는 옛이야기 형식을 빌려 ‘흥 많은 호랑이’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자연의 소리에 맞춰 춤추고 노래할 만큼 흥이 많은 호랑이는 어느 날, 장구 소리에 반해 사람에게 장구를 배웁니다. 배고픔도 잊고 마냥 신이 나서 장구를 칩니다. 제 본성대로 사냥도 하지 못하고 흥에 겨워 정신없이 장구를 치는 호랑이의 모습은 호랑이에 대한 고정된 인식을 깨고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 내며 생각을 환기시킵니다. 흥 많은 호랑이는 전형적인 ‘호랑이다움’에 연연하지 않고 자기가 좋아하고 즐거운 일에 집중합니다. 사실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고 흥이 나서 그것에 전력을 쏟는 것만큼 행복한 일은 없습니다. 흥 많은 호랑이는 자기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즐겁게 순수하게 집중할 줄 압니다. 그리고 호랑이의 그러한 흥은 자연스럽게 다른 이들에게도 전파되지요. 정해진 틀과 시선에서 벗어나 스스로 즐거운 것에 집중한다면, 조금 더 흥겨운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합니다.    

흥(興)을 돋우는, 흥(興)이 가득한 그림책 

“숲에서 한바탕 잔치가 벌어졌어.
호랑이의 장구 소리에 맞춰 모두들 춤을 추었지.
덩 덕 쿵덕 쿵덕 덩 덕 쿵덕 쿵덕!
부 엉 부엉 부엉 부 엉 부엉 부엉!
자다 깬 부엉이도 노래할 정도로 신이 났지.”

<덩덕쿵 호랑이> 속의 호랑이는 흥이 넘칩니다. ‘바스락바스락’ 낙엽 밟는 소리가 좋아 춤을 추고, ‘참방참방’ 물소리가 좋아 노래를 부릅니다. 또 장구 소리에 반해 배고픔도 잊고 흥에 겨워 장구를 칩니다. 우리 민족을 대표하는 정서 중 하나가 ‘흥(興)’입니다. 흥은 재미와 즐거움을 일으키는 감정으로, 우리 민족은 오래전부터 기쁠 때나 힘들 때나 함께 어울려 노래와 춤을 즐기며 흥을 나누고 서로 위로하며 슬픔을 극복했습니다. 흥은 더불어 함께하게 하는 데 가치가 있는 정서입니다. <덩덕쿵 호랑이>에서는 흥의 고유한 의미를 잘 보여 줍니다. 장구를 치다 배고픔에 쓰러진 호랑이는 동물들이 나누어 준 음식을 먹고 기운을 차립니다. 그 후 다시 신나게 장구를 치고 그에 맞춰 다함께 춤을 추며 한바탕 잔치가 벌어지는 마지막 장면은 옛 조상들의 흥을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흥이란 긍정과 극복의 이미지를 가지며, 서로 도우며 함께 살아가는 삶의 의미를 되새기게 합니다.